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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사랑하기. 일기

                                            


사람은 크게는 인류를 사랑할 수도 있고, 자기 일을 사랑할수도 있고
또는 어떤 행위를 사랑할 수도 있고, 어떤 특정인을 사랑할 수도 있다.

언제인가부터 그 '사랑'이라는 말이 어찌나 낯간지럽던지.
내 가족을 무척이나 사랑하면서도 자주 입밖으로 꺼냈던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냥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도 좋고, 너무 사랑하는 것도 좋고, 그냥 그렇게 사랑하는 것도 좋고.
많은 감정이 있겠지만,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몇가지 되지 않는다.

일단은 나의 가족과 나의 애견을 사랑한다. 우리 가족이 없더라면 나는 어떻게 될까.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우리 가족이 있어서 나는 행복하고, 매사에 감사할 수 있다.
아빠와 상호가 있어서 병신같은 사람들한테 당해도 견디고 살수있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난다.
나는 우리 가족을 사랑한다.

애견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다. 愛犬 이니까. 내가 집에서 쳐박혀 있을때
내가 미친년 처럼 우리 집 개들 붙들고 하소연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괜찮았을까.
우리 가족과 더불어서 내가 지랄병에서 이겨낼 수 있게해준 나의 강아지들.

개를 너무 이뻐하면 미친년 취급받는 걸 알면서도 나는 나의 강아지들을 너무 사랑한다.

그리고 나의 친구들. 어릴 적부터 왕따도 많이 당하고, 뒷통수도 많이 맞고,
내입으로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만은,
그래도 나이를 먹고 나서 뒤돌아보니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이 꽤나 있더라.

어린시절부터 같이 학교에 다닌 친구도 있고, 같이 대학가겠다고 그림그리면서 눈물 꽤나 쏟았던 애도 있고,
대학와서 그림질하면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도 있고, 거지처럼 유럽일주하면서 친해진 친구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사랑한다고 말한 기억이 없다. 그 들이 나를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생각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에서 내가 그 들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를 늘 숨겨왔다.

하지만, 여기에 혼자 떨어져보니까 알겠다. 내가 내 친구들을 꽤나 좋아한다는 걸.
그 들이 이제까지 절친은 아니더라도, 내 주변에서 날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감사해야한다는 걸 알았다. 같이 웃을 수 있는 센스를 가진 친구들이 있어서
감사하고, 나는 그 친구들을 사랑한다. 그래야한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뭐가 있을까.
아 예전에는 노래부르는 것을 너무 사랑했다. 그 것이 내 직업이 되리라고 상상한 적도 있으니까.
지금은 그 애정이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많이 아주 아주 많이 사랑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낙서를 사랑한다.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지만, 재주가 없다. 내 눈에는 내 그림은 낙서보다
조금 성의있는 정도다. 그러니까, 나는 내 낙서를 사랑한다.
내가 그림을 그릴 수 있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사랑한다.

나는 이성을 사랑할 줄 모른다.
제대로 여자로 봐준 사람도 없었을 뿐더러, 삐뚤어질 때로 삐뚤어진 외모관으로 인해서
나는 남자를 사랑할 줄 모른다. 그 것이 창피하고 때로는 치욕스럽다고 느낄 정도로
굴욕스러웠던 적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괜찮다. 창피하지 않다.

사랑이라는 명제하에 이성과의 사랑이 빠지면 어떠한가.
나를 제 살같이 아껴주는 남자가 없더라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일들을 내가 사랑하는지
내가 이제 알게 되었으니까 그 것으로 날 위로한다.

나이를 먹고 한 사람의 여자어른이 되면서
연애와 결혼, 육아 같은 문제를 고민해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것을 꼭 경험하지 못한다고 해도, 어쩌면 후회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다
분명히 어떤 날은 아니라고 발악하겠지만....

내게 허락되지 않은 감정놀음이 아쉬워서 내가 가진 모든 걸 부정하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겠다.
베를린에는 없더라도, 한국에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잔뜩 있으니까.
아, 이 곳에도 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구는 있다. 이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시작만 하면 되는 거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여자로서 성장하지 못해도, 나는 정말 행복하고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매번 불행하다고 말하기 바빴던 내 자신을 벗어나려고 해야겠다.

또 자고 일어나면, 내 모든 걸 사랑하기로 맘 먹었던 것 자체를 취소하고 싶어할 수 도 있지만.
그거야 당연한 거고. 그래도 늘 부정적이던 내 생각이,
잠시라도 이런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된 여유에 감사한다.
오늘은 왠지 사랑하고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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